수련과 실전 일상 및 잡념...

요즘 들어 부쩍 수련과 실전의 상관 관계에 대해 자주 생각하곤 한다.

잘 할 수 있을 때까지 혼자서 파고 들고 연구하는게 맞는가, 아니면 그렇지 못해도 밖으로 나가 현실과 부딪히며 배우는게 옳은가?

끈질긴 연구와 사색은 생각에 깊이를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고독한 작업은 결국 어떤 형태로든지 그 결실을 맺게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마치 봄날의 아지랑이 같아서 볼 수도, 잡을 수도 없어보였던 개념과 이론들이 언젠가는 폭발적인 힘의 원천이 된다.

내가 좋아하는 대장장이에 비유하자면, 하루 일과가 끝난 후 설계도와 주물을 연구하는 격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눈에 보이지 않고 지루할 수도 있는 작업들은 망치를 두드리고 쇳물을 붓는 것보다 오히려 어렵다면 어렵다.

하지만 작품의 완성도와 시행착오의 횟수를 줄이고 싶다면 반드시 수반되어야하는 과정이라고 본다.

다만... 혼자서 계속 이런 작업을 반복하는 것은 또한 크나큰 실수이다.

쇳물이 부어지지 않은 주물은 무엇에도 쓸 수 없을 것이며, 그런 상태에서 하는 연구는 공허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 나는 이 과정 사이에 실제로 부딪혀보는 '공방 작업' 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현재 그 상태에서 무엇이든 만들어보는 것이다.

낫이든, 삽이든, 아니면 칼이든.

만들고, 평가받고, 공유한다.

그 도구에 대한 연구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끓는 쇳물을 부어보고, 꺼낸 다음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실전 감각은 현재의 자신과 미래의 이상의 경계를 더욱 명확히 파악하게 만들어준다.

또한, 설계와 모형 단계에서는 알 수 없었던 사실들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게 해준다.

처음에는 무엇이든지 원하는 형태에 도구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서든지 비슷한 형태,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대장장이는 더욱 많은 틀을 만들어낸다.

그리하여 어색했던 부분은 더 자연스러워지고, 쉽게 깨지던 단면은 강철과 같이 단단해진다.

이것은 단순한 공부로는 절대 알 수 없는 것이다.

무수한 시행착오에서 깨달을 수 있는 경험, 그리고 이것을 바탕으로 연구한 이론들을 적용하는 작업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지루하고 하루하루 진척이 안보이는 고독한 연구.

실수할까 두렵고 항상 이상에 비해 너무나도 미흡해보이는 공방 작업.

이 두 가지 모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 어려움을 견뎌내고 한 걸음씩 걸어가는 것이 명인이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

일어서고 꺾이기를 반복하는 요즘.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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